| 세상터치
직업인의 윤리
“나는 직업정치인이다. 대한민국을 더 좋은 국가로 만들 의무가 있다. 직업적인 의무다.’’
조간 신문을 읽다가 멈칫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인터뷰를 실은 기사(한겨레’ 1월 31일자)였다.
안희정이란 정치인을 지지하느냐외는 상관 없이, 나는 저 한 마디에서 무언가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직업적인 의무’. 안 지사는 대선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저렇게 답했다. '나는 직업정치인이다. 좋은 나라를 만드는 건 직업적인 의무다.'
그래, 저 말이 생경하게 다가온 건 아마도 우리가 자주 '직업인의 의무’를 잊어버리기 때문일 게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든, 그 직업엔 마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는 법이다.
정치인이라면 국가의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것이 의무이고, 의사라면 환자의 병을 고치고 회복시키 는 게 의무이다. 교사는 학생을 바르게 훈육하고 교육 시키는 게 의무요, 기자는 진실을 발굴해 전달하는 게 그 직업의 의무인 것이다.
의무는선택이 아니라, 마땅히 감당해야 할 무조건적 '미션’이다. 그러니 어떤 직업을 가진다는 건 특정 미션 을 부여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미션을 감당하지 못 한다면, 그 사람은 그 직업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직업이란 얼마나 엄숙하고 막중한 책무인가.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자면, 직업은 소명이다. 소명이란,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서 내린 명령이다. 그러니까 직업인이 된다는 건, 하나님이 내린 명령을 수행하는 일이다.
이렇게 말하고 보면, 직업을 가진다는건 또 얼마나 두려운 일 인가.
2017년 새해의 첫 달을 넘기고 있지만, 여전히 나라는 시끄럽기만 하다. 정치의 위기를 넘어, 국가 전체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것 같다.
나는 지금의 국가적 위기의 원인을 '직업인의 윤리’라는 잣대에서 찾고싶다.
대통령이 대통령이란 직업의 의무를 제대로 수행했다면,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직업적 윤리를 지켰다면, 과연 지금의 이런 사태까지 왔을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정직한 일 일테다.
하지만 꼭 정치권의 직업적 윤리만을 탓할 게 아니다.
한국의 기독교 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한다고 다. 그 천만 명이 각자의 직업적 의무를 하나님의 명령으로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면,
한국 사회는 근본적으 로 달라지지 않았을까. 직업언론인으로서 진실을 발굴 해 보도하라는 하나님의 소명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몹시 부끄러워하면서,
나는 이 글을 적고 있다. 그리스도 인에게 직업인의 윤리는 곧 직업적소명이다.
〈글 |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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