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교회에는 두 분의 원로 장로님이 있다. 김동호 장로님과 정승관 장로님이다. ‘원로장로’는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시무하던 장로가 노후에 시무를 사임할 때, 교회가 그의 명예를 보존코자 하면 공동의회의 결의로 추대”(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통합) 헌법 제6장 144조)되는 장로다. 정승관 장로님은 1983년 45살의 나이로 영은교회 장로가 됐다. 25년간 장로로서 교회를 섬기다가 70살 되던 해에 시무 장로직을 사임하고 원로장로로 추대됐다. 정 장로님은 시무장로로서 두 번의 교회의 대사(大事)를 수행했던 일을 잊지 못한다. 하나는 현재 본당 자리인 교회부지매입에 참여했던 일이고, 다른 하나는 설악영은교회를 건축한 일이다.
1960년 12월 4일, 교회 대지 200평을 매입해 시작된 영은교회는 이후 세 차례(1963년 246평, 1966년 132평, 1987년 400평) 대지를 추가 매입해 지금의 성전 부지를 확보하게 됐다. 정승관 장로님은 제4차 마지막 400평 대지를 매입하는 일에 참여했다. 1차부터 3차까지 매입한 대지 위에 세워진 영은교회는 제1대 박조준 목사님 재임 시 건축한 본당 건물과 2차와 3차 때 매입한 교회부지에 교육관을 세우면서 외연이 확장됐다. 교회는 양적으로도 부흥 일로에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 건물의 증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1976년, 제4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용남 목사님은 교육관 뒤에 있던 공장을 매입하기 위해 8~9년간 기도했다. 그 기도는 제5대 허남기 담임 목사님(1985년 부임)에게 이어졌고, 목사님은 날마다 공장 벽에 손을 얹고 매입을 위해 기도했다. 교회 뒤땅을 사기 위해 대지구입위원회가 꾸려졌다. 위원회가 땅 매입을 주저하는 사이 땅값은 평당 70~80만 원으로 올랐고, 땅 매입은 점점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보다 공장 매입을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는 땅 주인이 통일교 신자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지구입위원들은 처음부터 공장 매입을 망설였다. 정승관 장로님은 이런 난공불락의 상황을 극복하고 공장 매입을 기적적으로 성사시킬 수 있었다.
당시 정승관 장로님은 서현석 장로님과 부동산을 하고 있었다. 수년간 쌓은 부동산 경험이 공장 매입에 도전하게 했다. 정 장로님은 서 장로님과 함께 용기를 내어 공장 사장이 사는 미아리까지 찾아갔다. 그리고 사장에게 영은교회가 공장을 매입하길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 어렵사리 건넨 말에 사장은 놀랍게도 흔쾌히 승낙했다. 더욱더 놀라웠던 건 사장이 영락교회 집사였다는 사실이다. 교회로 돌아온 두 장로님은 허남기 목사님과 당회에 보고했고, 공장부지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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