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교회 제2대 여성장로가 된 명정옥 은퇴장로

월간동행

영은교회 제2대 여성장로가 된 명정옥 은퇴장로

인터뷰 글: 김명희 기자

  • 등록 2024.03.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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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교회는 63년 동안 2명의 여성 장로를 배출했다. 송리복 장로(2000~2001년)와 명정옥 장로(2015~2019년)다. 우리 교회가 속해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은 1994년 총회에서 여성안수를 결의하여 여성이 장로와 목사가 될 수 있게 됐다. 예장통합 교단은 감리(1955년)와 기장(197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여성에게 안수를 주고 있다. 우리 교회의 제2대 여성 장로인 명정옥 장로(현재, 은퇴장로)가 갖는 의미가 크다. 더욱이 명 장로는 남편 故 문규칠장로(2007~2009년)와 함께 우리 교회에서 두 번째 ‘부부장로’이기도 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창경 장로와 송리복 장로가 제1대 부부장로다. 


■ 기독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신앙의 유산

명정옥 장로(75세)는 평남 강동군이 고향으로, 기독교 가정에서 1949년 1월 17일(음)에 10남매 중 8번째로 태어났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남하해 평택에서 살게 됐다. 군대에 징집된 첫째 오빠는 함께 피난 나오지 못했고, 평택에서 부모님과 9명의 형제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 명 장로 가족이 사는 평택은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많았다. 주일이면 장로님 집 마당 닭장에서 피난민들이 모여 예배했다. 부모님은 이북에서부터 교회 집사로 신앙생활을 해왔으며, 작은아버지가 목사였기에 가능했다. 명 장로님 아버지는 제일장로교회(예장합동)를 개척하셨다. 피난민이 모여 드리는 가정예배가 제일장로교회가 된 것이다. 명 장로님이 결혼한 후 부모님은 미국에 이민 가게 됐고, 부친은 그곳에서 91살에 주님의 품에 안기셨다. 장로님은 중3 때까지 평택에 살다가 부모님과 충남 모산으로 이사했다. 그곳에서는 택민교회에 다녔고, 이 교회에서 문규칠 장로를 만나 결혼하게 됐다. 교회 교인이었던 문 장로의 누나가 중매를 해서 결혼을 하였다. 장로님은 신혼살림을 구로동에 꾸렸다. 당시 남편 문규칠 장로는 진화전기에 알바생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회사직원이 감전으로 사망하면서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폐업을 검토하던 중, 문 장로가 회사를 인수하게 됐다. 진화전기는 문 장로가 세상을 떠난 후 현재 차남 문충모 집사가 경영을 맡고 있다. 


■ 영은교회에서 신앙의 뿌리를 내리다

명정옥 장로가 영은교회에 오게 된 것은 장남 원모가 초등학교 1학년(1983년) 때 구로동에서 당산동 평화아파트(현재 예가)로 이사 오면서다. 근처 교회를 찾던 중 영은교회에서 첫 예배를 드렸는데, 이용남 목사님의 주일 설교 말씀이 너무 좋아 그날로 교회에 등록하게 됐다. 온 가족이 영은교회 교인이 되어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 봉사에도 힘썼다.

명 장로는 2003년에 권사가 되었고, 2015년에는 장로안수를 받았다. 명 장로는 항존직분자로서 70살 은퇴할 때까지 교회를 위해 봉사하며 헌신했다. 교회 식당 봉사와 새가족교육에 힘을 쏟았고, 샤론찬양대에서는 70살까지 대원으로서 활동했다. 장로 직분자로서는 "특별히 교회발전을 위해 한 일이 없습니다”라며 겸손히 말씀하지만, 누구보다도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헌신했던 장로님이다. 지금도 교회 중보기도팀에서 교회와 교인,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 ‘50년생 기도모임’에도 속해 있다. 명 장로님의 바람이 있다면 영은교회가 기도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보기도팀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요즘 장로님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침체된 한나반을 일으키는 것이다. 올해까지는 마리아반(70~75세)에 있는데, 내년에 한나반(76세 이후)에 가면 ‘그옛날’ 한나반의 모습으로 재생시키는 게 목표다. 특히 여전도회 발전에도 관심이 많다. 여전도회가 젊은 기수일수록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여전도회 모든 기수가 발전되었으면 한다. 영은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랑이 많은 교회가 되어 모든 이를 품을 수 있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 부모가 다 장로!

지금 명 장로님은 큰아들 문원모 집사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 문규칠 장로가 간암으로 2009년 12월 2일에 하나님 곁으로 떠난 후 원모, 난모, 충모 세 자녀가 명 장로님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딸 난모는 미국 산호세에 이민 가 한인교회에 나가고 있으며, 차남 충모는 여의도에 살면서 선한목자교회에 다닌다. 장남 원모는 영은교회 안수집사로서 회계부에서 봉사하고 있다. 문원모 집사는 ‘부모님이 다 장로’라는 게 기쁘지만은 않다고 한다. 자신이 부모님이 물려준 신앙의 유산을 잘 잇지 못하는 것 같아서 늘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 분이 장로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늘 위트가 많아서 사람들과 즐겁게 지냈던 부친은 장로로서 교회 시스템에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녹여 내려 애썼다. 장로가 된 모친은 교회행정에는 밝지 못했지만, 대신에 기도와 말씀에 집중했다. 목사님의 말씀에 순종할 것을 늘 강조했던 어머니 장로님. 문 집사는 두 분의 신앙뿐 아니라, 모든 것을 본받고 싶어한다. 오늘도 연로하신 어머니에게 말씀드린다. “집에서 성경만 읽지 말고, 외부활동도 많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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