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면 코스트코 앞에서 “오직 예수”라는 전도띠를 두르고 전도하는 송준근 은퇴 장로를 볼 수 있다. 올해 나이 93살의 ‘전도 노장(老將)’ 송준근 장로의 전도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일평생 ‘전도의 사명’을 가지고 살아온 송준근 장로님! 지면을 통해 장로님의 전도 이야기를 들어 본다.
■ 3대째 믿음의 가정에서 자란 송준근 장로
송준근 장로는 1931년 평남 강동군에서 8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장로님은 모태신앙으로 3대가 하나님을 믿는 신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했다. 부친은 평남 삼합리교회의 영수(장로 밑의 직분)였고 모친은 집사였다. 조부모 또한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생활을 하였다. 6.25 전쟁이 터지자 장로님은 홀로 남쪽으로 피난을 왔다. 장남을 잃은 부친은 외아들 장로님을 교회전도사에게 부탁하며 안전하게 남한으로 데려가 줄 것을 부탁했다. 그때 장로님은 19살 청년이었다. 장로님이 피난 내려와 처음 정착한 곳은 영락교회 피난민 수용소였다. 그 수용소에서 평양에서 살다가 피난 온 누님과 매형을 만날 수 있었다. 남한에서 만난 유일한 가족이었다. 수용소에서 나와서 누님과 함께 인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이후 누님 가족과 서울로 이사와 생활했다. 그때 효창공원에 있는 창덕교회에 출석했다.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매형의 형님이어서 6~7년간 창덕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 신앙의 위기와 회개
누님과 함께 살던 장로님은 얼마 지나지 않아 누님집에서 나와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장로님은 신앙의 위기를 맞게 됐다. 누님 집을 떠나 살면서 장로님은 예수님을 잊고 말았다. 교회와는 멀어졌고, 세상의 온갖 죄에 빠져 방황했다. 그러다가 화곡동에 있는 강서성결교회를 다니게 됐다. 이 교회에서 장환 목사님을 만난 게 주님의 은혜였다. 장로님은 강서성결교회에서 다시 옛 신앙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목사님 앞에 선 장로님은 눈물로 회개했다. 인천에 살면서 알게 된 허정옥 권사와 결혼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장로님은 삶의 출발선에서 용기를 내어 화곡동에 탁구장을 차렸다. 감사한 마음으로 강서성결교회 장환 담임목사님을 모시고 개업예배를 드렸다. 장로님은 저녁마다 탁구장 바닥을 닦으며 회개의 기도를 했다. 세상의 모든 죄 된 것을 끊기로 ‘맹세’했다. 다시 죄를 짓는다면, 아나니아와 삽비라(행5:1~6)처럼 현장에서 죽겠다고 맹세의 기도를했다.
■ 장안평기독신우회를 일으키다
그렇게 회개의 눈물로 시작한 탁구장은 얼마 되지않아 완전히 바닥을 보였다. 장로님에게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하지만 장로님은 하나님의 용서를 믿으며 다시 일어섰다. 장로님은 장안평 자동차매매 시장을 찾아갔다. 눈물겨운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로 그곳에서 중고자동차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사랑만으로 밑천도 없이 시작한 장사가 잘 풀리기 시작했다. 거기서 돈을 많이 벌게 되었고, 영은교회 옆에 있는 한양연립을 2천만 원에 매입해 내 집을 마련하게 되었다. 주님의 기적 같은 은혜였다.
중고차매매를 하면서 장로님은 전도의 사명을 갖게 되었다. 1989년, 장로님은 장한평 자동차 중고시장에 있던 ‘기독신우회’에 들어갔다. 미미했던 기독신우회에서 믿는 이들과 함께 합심하여 예배를 드렸다. A~D 네 개 동 중 입주자가 가장 많은 3층에 방을 얻어서 기독신우회에서 적극적으로 운영했다. 처음에는 몇 명 되지 않던 예배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이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헌금도 많아져 신우회의 재정 상황이 좋아졌다. 그래서 장로님은 신우회 회원들과 함께 여러 주민센터를 찾아가 극빈자 다섯 가정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몇 군데 다닌 결과 30가정을 소개 받을 수 있었다. 장로님은 그 가정을 전도하기 위해 매달 5만 원씩 후원했고, 장사하지 않을 때는 그들을 위해서 기도했다. 이러한 장로님의 수고와 헌신이 성동구청에까지 알려지게 됐고, 장로님은 구청으로부터 표창장과 상품(시계)을 받는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됐다.
그때 만든 신우회는 지금도 여전히 건재하다. 올해로 35살이 된 신우회는 장로님의 뒤를 이어 신우회 출신의 장로와 집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장로님은 그를 ‘전도 노장(老將)’으로 만든 신우회를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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