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역사탐방: 강경 & 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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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역사탐방: 강경 & 익산

글: 나영 집사/ 이상의 은퇴장로

  • 등록 2025.12.09 00:26
  • 조회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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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일 토요일, 늦가을 따스한 날에 수학여행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강경-익산 교회 역사 탐방길에 올랐습니다. 일제 강점기, 그 암울했던 시대의 수탈 속에서도 민족의 등불이 되어주었던 교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가슴 벅찬 감동에 젖었습니다. 특히 1920년대, 피폐해지려던 농촌을 굳건히 지켜냈던 지역 교회들의 헌신은 가슴 뭉클하게 했습니다. 이 땅의 농촌교회가 여전히 우리의 온정 어린 손길을 필요로 하며, 한국 교회의 찬란한 역사가 반드시 기억되고 계승되어야 할 소중한 유산임을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눈에 띄지 않는 노력일지라도, 하나님의 증거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교회의 역사적 사업이 후대에는 더욱 선명한 기적의 이야기로 피어날 것을 믿습니다. 손산문 목사님께서는 신앙의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과 사건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살아있는 섭리를 배우는 거룩한 가르침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단순히 말로만 전할 것이 아니라, ‘열두 돌처럼 생생한 증거물로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거룩한 신앙 전승의 사명이라는 말씀은 강한 울림이 되어 마음속 깊이 새겨졌습니다.

 

그 거룩한 여정을 함께 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귀한 ‘1조 조원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랑으로 다시 연결되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았습니다. 이번 탐방은 단순한 역사의 순례를 넘어, 믿음으로 하나 되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의 아름다운 비전을 제시한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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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맑고 좋은 날 서울서 버스로 3시간을 달려 강경침례교회(전 성결교) 앞에 도착하니 가이드 손산문 목사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경침례교회가 감리교회로 바뀌게 된 사연을 듣고 44m 가파른 옥려봉으로 올라갔다. 강경 시내가 사방팔방 내려다보였다. 옥녀봉 정상에는 조선시대 통신수단이었던 봉화를 밝혔던 봉수대가 있었다. 그곳에는 순교자와 선교사들의 비문과 사진 및 설명이 전시되어 있었다. 교회 사적 42호로 지정된 한국 최초의 침례교회인 강경침례교회 예배당도 만날 수 있었다. 한옥 초가집 모습을 한 예배당은 소담하고 아름다웠다. 손 목사님은 우리에게 교회와 얽힌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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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우리 일행은 익산에 있는 대장교회를 찾아갔다. 대장교회는 지리적 특성으로 일제의 억압과 많은 수난 속에서도 자생적으로 세워진 교회였다. 역시 교회 사적으로 등재되었다. 초기 도시선교는 병원과 학교 교육을 중심으로 복음 사역이 시작되었지만, 강경과 익산은 곡창지대로 농업을 기초로 복음 사역이 펼쳐졌다.

 

이어 방문한 두동교회는 총회사적 제3호로 지정된 교회로 초기에 자형의 한옥 예배당으로 건축됐다. 일제의 수탈과 탄압으로 교회를 지을 재목이 없어 짓지 못하고 있을 때, 하나님의 은혜로 홍수로 떠내려온 재목으로 교회건축을 완성할 수 있었다. 금산교회와 함께 자형의 두동교회는 남녀가 구분해 예배를 드린 유일한 교회로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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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옹포면에 있는 제석교회는 창립 120년 된 교회로 25대 담임목사인 정경호 목사님이 영은의 성도들을 위해 교회 역사를 친히 소개해 주었다. 300명이나 되던 성도가 이제는 많은 분이 하늘나라로 가셔서 겨우 80여 명만 교회에 남아있다고 한다. 목사님은 오늘날 농촌교회가 저출산과 고령화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한국 교회가 교회의 역사를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매우 소홀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인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없으면 한국 교회의 역사가 다음 세대들에게 잘 전승될 수 없다고 걱정했다. 나 역시 한국교회탐방을 해보니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장에 가서 직접보고 듣고 체험하니, 선열들의 희생에 고개가 숙여지고 큰 감동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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