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님은 영은교회에서 결혼하셨고, 나와 내동생은 영은유치원을 졸업했다. 어릴땐 사찰집사님의 본당 청소기를 끌고 다니며 놀았고,앞마당의 나무를 타며 자랐다. 내 신앙의 근원은 할머니였다. 그런데 할머니가 내신앙을 키워주기 위하여 무엇을 했느냐 하면, 아니다.날 위해 기도하셨나? 그렇다. 어릴 때 난 할머니와 같은 방에서 잤는데, 자기 전에 늘 같이 기도하곤 했다. 같이 찬송가를 불렀나? 그렇다. 할머니의 화장대 위에는 나달나달한 찬송가가 항상 놓여 있었다. 함께 교회에 출석했나? 그렇다. 할머니는 교회 여러 부서에...
오래 전, 청년부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목장 전체가 모여 좋아하는 성경 인물을 써내는 놀이를 한 적이 있다. 대부분 바울, 다윗, 세례요한, 베드로 등등,누가 들어도 납득할 만한 인물을 적어 냈다. 그 중 사회자는 드문 인물을 쓴 사람을 앞으로 불러, 왜 그 인물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그렇게 앞으로 불려나간 서너 명의 사람 중 한 명이 나였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막달라 마리아’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회자는 당황했고, 앞에 앉은 몇 명은키득거렸다. 사회자는 ‘아……, 예에…….’하고 웅얼거리더니, 왜 좋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