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특집 : 루터를 만나자 〈9〉
만인을 위한 교육
글 | 김명희 (동행 편집위원)
만인제사장직을 통한 교육의 대중화
루터의 성경번역으로 세계의 기독교인들이 자국의 언어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이가 성경을 직접 읽고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루터의 신념은 ‘이신칭의(VA信稱義)’ 와 '만인제사장직’에 근거한다.
‘오직 믿음으로 의(義)로워 진다'는 루터의 이신칭의 주장은 성직자의 높은 담을 헐어버렸다.
구원은 교회와 교황이 요구하는 행위로써가 아닌 오직 참된 믿음을 통해서만 주어진다는 것을 루터는 95개 논제와 그의 칭의신학을 통해 조목조목 밝혔다.
오직 그리스도(solo christo) 를 믿는 믿음 하나(sola fide)로 구원이 성취됨을 강조했다.
믿음은 오직 말씀(sola scriptura)을 통해서 주어진다. 그 말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때문에 사제들만 성경을 읽어선 안 된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면 누구나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은혜 (sola gratia)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세례, '하나의 복음' , '하나의 믿음’을 가진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사제이고, 동등하다.
“사람들은 교황, 감독, 사제, 수도시들을 영적 직분자(성직자)라 칭하고, 영주,왕,수공업자,농부를 세속직에 속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 허구이고 기만이니 그것 때문에 위축 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진실로 영적 직분자이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없다.'’
이것은 루터가 초기 저술 「독일 그리스도인 귀족에게 보내는 글」(1520)에서 밝힌 만인제사장설’ 에 관한 내용이다.
성도라면 누구나 ‘사제’ 라는 것이다. 남자나 여자나,젊은이냐 노인이나, 주인이나 종이나, 모두가 제사장이고, 그들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루터의 만인제사장설에 따르면 누구나 성경을 읽고,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성경의 대중화를 위해 학교교육이 필요했다. 교육은 더 이상 소수의 귀족이나 성직자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루터는 시민들과 여성들, 평신도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생각한 학교교육의 첫 번째 목표는 모든 사람이 독일어를 배워 성경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더욱이 국가의 흥망성쇠는 교회교육에 달려있다고 확신했다. 그의 노력으로 독일 땅에 시민을 위한 ‘공교육’이 시작되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말씀으로 운영 되는 개신교 학교가 곳곳에 세워지게 되었다.
공교육을 일으키다
중세말기에는 대부분의 학교가 수도원이나 교회가 설립한 학교였으며, 성직자 희망생이나 소수의 귀족들만이 학교교육의 혜택을 받았다.
중세는 귀족의 자녀는 귀족이 되고, 농부의 자녀는 농부가 되는 것이 당연하던 강력한 신분사회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계층의 사람들은 자녀들을 굳이 학교에 보낼 필요가 없었다.
자연히 문맹률도 높았다. 때문에 루터는 그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학교교육을 제안했다.
이것은 국가가 모든 시민들에게 학교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공교육의 출발점이 되었다.
'공교육의 아버지’ 가 된 루터는 학교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운 아이들이 나라의 인재가 되어 국가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의원에게 드리는 글」(1524)을 통해 시에서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교육할 것을 설득했다.
그의 글에 자극이 되어 여러 도시에 학교가 설립됐고, 이 학교들은 독일의 초기 공교육의 모델이 되었다. 성경은 학교교육의 중요한 교재였다.
특히 여자아이들도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독일 여러 지역에 여학교가 세워졌다.
뿐만 아니라 라틴어와 독일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라틴어 인문계학교(김나지움)도 설립됐다.
라틴어 김나지움은 오늘날에도 인문계학교로 남아 라틴어를 가르친다.
평신도교육의 시대가 열리다
루터의 교육개혁은 학교교육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교회 안에서도 평신도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추구했다.
교회교육의 중심엔 성경이 있었다. 루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앙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 담긴 최초의 성경교리 교과서 「교리문답」을 집필해 보급했다(1529년).
어린이를 위해서는 「소교리문답서」를 어른용으로는 「대교리문답서」를 발행했다. 문답서에는 평신도가 꼭 알아야 할 모든 성경교리와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 성례 등을 수록했다.
루터는 개신교 최초로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평신도 신앙교육을 구축했다. 특히 소교리 문답은 가정예배를 통해 온 가족이 날마다 그 내용을 배우도록 했다.
교리문답은 예배시간에 설교를 통해서도 선포됐다. 교리교육은 어린이, 교사, 평신도, 목회자 등 모두를 위한 교육이었다.
오늘날 교회학교의 뿌리도 루터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교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교회 안에 학교를 두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학교를 통해 교회를 보존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학교 없이는 아무도 그의 자녀를 만족하게 교육시킬 수 없으며,
학교가 없으면 교회 일에 필요한 교사, 상담자, 국가를 위한 유능한 통치자를 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루터는 "하나님의 말씀은 만인이 배워야한다고 생각했다. 가정, 교회, 학교에서! 배움을 통해 교회와 국가가 바로 설 수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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