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웠던 「루터그랜드투어」 2편 -
종교개혁도시 독일·체코·스위스를 마음에 담다
∎ 소감 셋: 기억의 앨범
「루터그랜드투어」 37명은 7월 18일 오후에 인천공항을 떠나 긴 비행 끝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렸다. 곧바로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을 관광하고 루터가 황제와 의회 앞에서 심문을 받았던 장소인 보름스 제국회의장으로 갔다. 지금은 공원으로 변한 곳에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에 설치된 「루터의 신발」을 신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개혁기념비 중 하나인 「루터 기념비」를 둘러보았다. 루터가 숨어서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던 아이제나흐의 바르트부르크 다락방(루터방)도 올라갔다. 종교개혁의 ‘어머니 도시’인 비텐베르크의 「루터하우스」와 95개 조 반박문을 붙였다는 비텐베르크 성채교회도 방문했다. 교회 내부에는 루터의 묘와 동역자 멜란히톤의 묘가 나란히 있었다. 두 거장이 남긴 종교개혁의 족적이 얼마나 중요하고 컸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유럽을 강타한 폭염의 열기 속에 방문했던 체코는 중세 분위기의 아름다운 도시였다. 체코는 루터보다 100년이나 앞서서 가톨릭교회의 부패를 비판해 종교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화형당했던 얀 후스(1372-1415)의 활동 근거지다. 후스가 사역했던 프라하 베들레헴 교회에서는 히틀러에 저항하다 순교한 독일교회 본회퍼 목사의 옥중 작사곡 「선한 능력으로」를 모두가 힘차게 합창했다.
우리는 프랑스로 이동해 4,807m 높이의 알프스 샤모니몽블랑에 올랐다. 설산과 높은 산봉우리가 구름 속에 펼쳐진 산맥들이 장관이었다. 더운 날씨에 눈이 녹아서 드러난 바위산과 흘러내린 빙하를 보면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를 실감했다.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종교개혁가 츠빙글리(1484-1531)의 동상과 그가 사역했던 그로스뮌스터교회를 방문했다. 제네바에서는 바스티옹 공원 벽면에 조각된 제네바의 종교개혁자 파렐, 칼뱅, 베즈, 녹스의 거대한 전신상과 마주했다. 그 외에도 드레스덴의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바로크 궁전과 잘츠부르크 할슈타트의 아름다운 호수마을과 스트라스부르의 장엄한 대성당과 쁘띠 프랑스의 예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며 ‘기억의 앨범’을 만들었다.
종교개혁투어를 마치고 생각해 보니, 말씀의 본질에서 멀어진 가톨릭교회를 개혁하여 교회를 바로 세우고자 했던 500년 전 루터의 정신이 오늘날 차츰 희미해져 가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이제 우리도 루터처럼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 교회를 개혁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글: 박정옥 권사
∎ 소감 넷: 주님의 시선이 함께 한 여행
「루터그랜드투어」 37명은 한팀이고 한 몸이었다. 우리의 움직임 속에서 주님의 시선은 늘 함께했다. 그때그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셨다. 투어 11박 12일은 짧기만 했다. 누구 하나 자기 욕심 채우는 이 없었고, 감사한 마음만 오갔다. 모든 하루의 일과는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를 뿐이었다. 아무리 힘든 일정이라도 해맑은 얼굴들이 아름답기만 했다. 특히 이번에 함께 했던 부부들은 우리뿐 아니라, 주님 보시기에도 아름다워 보였을 것 같다. 며칠 동안이었지만 함께 했던 이들이 이내 정이 들었다. 더위도 좋았고, 몽블랑에서의 추위도 좋았다. 마지막 아부다비에서의 결정적인 순간에도 우리 주님은 우리의 앞길에 서 계셨다.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동행하여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글: 김혜선 집사
∎ 소감 다섯: 목적이 있는 여행
오래전에 유럽여행을 다녀 왔는데, 뜻하지 않게 다시 유럽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이전과는 다르게 종교개혁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이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매 주일 종교개혁 강의에 참석했다. 드디어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었고, 다양한 종교개혁도시들을 탐방했다. 매일 저녁 이승철 목사님께서 올려주신 저녁기도를 묵상하며,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을 분명하게 보여주신 주님께 기도했다. 코로나로 2년간 나태했던 신앙을 바로 잡고 기도에 매진하는 시간이었다. 폭염에 힘들고 피곤했지만, 주님이 주신 은혜에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다 잠들곤 했다.
체코 타보르에 있는 카타콤은 잊을 수 없는 장소였다. 이곳은 체코의 종교개혁가 얀 후스의 지지파들이 신성로마제국의 핍박에 저항하여 싸울 때 건설했다. 카타콤은 박해를 피하기 위한 긴급대피 장소로 사용되었다. 수백 미터 미로처럼 뻗어 있는 지하도시는 건물과 건물을 연결해주는 비밀통로였다. 후스 지지자들은 카타콤에 숨어 지내면서 신앙을 지킬 수 있었다.
투어 마지막날 「루터그랜드투어」 수료예배 때 각자의 소감을 들으며 모두가 울었다. 우리 여행에 함께 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꼭 한번 가봐야 할 여행으로 「루터그랜드투어」와 책 『루터그랜드투어: 독일 종교개혁과 통일』(영은교회 영은문화아카데미 엮음, 드림북, 2020)을 권한다.
글: 김원정 집사
Copyright @2024 동행.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