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글 | 정유근 목사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우리는 변함없이 믿음의 항해, 순례의 길을 떠나야 합니다.
떠난다는 점에서는 나그네와 순례자가 같습니다.
그러나 나그네는 목적지가 없이 떠나고,
순례자는 분 명한 목적지를 향해 떠납니다.
순례자는 하늘의 더 나은 본향(히 11:15)을 사모하기에
세상의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목적지만을 향해 믿음으로 전진 합니다.
우리가 궁극적인 본향을 알지 못하고 인생 길을 간다면,
우리는 순례자가 아니라 방황하는 나그네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같은 신앙의 여정을 그려 놓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으며,
수많은 영혼을 주님 앞으로 인도한 존 번연의 역작 『천로역정』입니다.
지난 주일 새해를 맞이해 '가족과 함께 하는 오후 찬양예배’ 시간에
우리 가족은 ‘천로역정' 이라는 순례길을 조성해 놓은
가평 필그림하우스(지구촌교회 영성센터)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도착해서 천로역정을 주제로 가정 예배를 드리고,
새해에 다짐한 것을 가지고 기도했습니다.
다음 날 오전에 천로역정 길을 함께 둘러보며 한 코스 한 코스마다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교훈들을 나누었습니다.
천로역정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세상의 광야를 헤매다가 동굴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거기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그
리곤 깜빡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꾸었다.
지저분한 옷을 입은 남자가 자기 집을 외면한 채 서 있었다.
손에는 책한 권을 들고 등에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사나이는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가만히 보니 눈물을 쏟으며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나중에는 도저히 참을수가 없다는듯 큰소리쳤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
천로역정의 첫 장면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주인공 크리스천은 성경을 펴서 읽다가
자신이 얼마나 죄인인지를 몸서리 칠 정도로 깨달아
자신이 속한 멸망의 도시를 떠나는 계기가 되었고,
또한 약속하신 시온성의 영광을 알아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그 길을 향하여 순례의 길을 떠나게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자신에게서 추악한 죄악의 모습과 연약함의 모습을 발견 함으로
멸망의 도시를 떠나,
주님이 주시는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순례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천로역정의 주인공인 크리스천이 성경을 읽고
구도자로서 여정을 시작해 십자가 언덕까지 도달하는 부분은
천로역정 전체의 2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0%의 성화의 여정을 통해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거룩함을 이루는 것,
곧 성화의 여정과 어떠한 유혹과 고난과 어려움이 와도
끝까지 완주 해야 한다는 완주의 여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올 한 해도 수많은 유혹과 고난과 환난이
우리를 기다린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믿음으로 전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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