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3년 1월이 지나갔다. 시간은 참 빠르고 잘 흘러 간다. 세상에 공평한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요즘 그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며 살아가고 있는지 종종 생각한다. 과거의 나와 비교했을 때 시간을 보내는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하나님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요즘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하나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나도 새삼 새롭고 놀랍다.
나는 조금 늦었다 할 수 있는 나이에 영은교회에 등록을 했고 청년부에서 믿음 생활을 했다. 그것이 벌써 7년 전이다. 이제는 4부 예배를 드리고 더누림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 더누림은 결혼하지 않은 35세 이상의 청년들이 모여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공동체이다. 생긴 지는 이제 3년차가 된 핫하지는 않지만 따뜻한 모임이다. 처음 더누림이 생길 때 35세 이상의 청년들을 따로 분리시키는 과정 중 '왜 굳이 잘 다니고 있는 청년부에서 나오게 하는거야?' 라는 생각으로 꽤 많은 청년들이 상처를 받았고, 그로 인해 청년들이 흩어졌다. 하필 코로나가 계속되는 시점이었고,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와 명분도 타당해진 것 같았다. 그래서 더누림 모임에 참여하는 고정 멤버는 3명이었다.
더누림으로 와야 하는 청년들이 몇 십명은 됐을 텐데 모인 사람은 3명. 굉장히 적은 인원이다. 이 모임을 계획하신 교회분들은 속상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내향형인 나는 이러한 '소' 모임을 선호했기 때문에 성향에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교회에서 우리를 따로 분리시키는 것이 우리 잘되라고 그러지, 안되라고 분리시킨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언제 또 목사님과 함께 나눔을 할수 있겠는가? 라는 마음으로 더누림에서 정성훈 목사님과 소수의 청년들과 함께 교제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다이렉트로 은혜를 공급받았다.
또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했던 것 같다. 청년부 예배를 드릴 때 박대원 목사님 설교 중 은혜를 받고 싶으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이 어느 순간부터 마음에 남아 있었다. 4부 예배를 드리고, 더누림에서 모임을 하는 것이 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로 나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매주마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공동체 교제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제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그러면서 세상 가운데 혼란했던 마음이 평온해졌다. 예수님과 친해진 것 같은 그 느낌이 안락했고 기뻤고 좋았다. 내가 느끼는 이 기쁜 감성을 더누림에 올 청년들도 느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1년차 연말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더누림이라는 공동체가 부흥하길 기도하게 되었고, 그렇게 기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공동체가 기대가 됐다.
그렇게 일년이 지났고 2년차, 더누림에 새롭게 35살이 된 청년들이 함께 해서 인원이 조금 늘었다. 초반엔 어색함이 감돌았기에 친교 위주의 모임과 제법 많아진 인원들로 수련회도 진행했다. 초반에 흩어졌던 청년들도 조금씩 모였다. 재미와 은혜의 시간을 골고루 채울 수 있게 모임을 하며 목사님을 도왔다. 그렇게 일년이란 시간을 거의 다 보내어 가는데, 연초와 같은 어색한 분위기에 허무함이 찾아왔다. 나도 사람인지라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것들이 보이니 속상하기도 했고, 기대를 내려놓고 싶었다. '저는 이제 모르겠어요' 라며 기도하기도했다. 그런데 얼마 후 미묘하게 결속력이 생기고 편안한 분위기로 달라지는 것을 느껴졌다. 주께서 이 공동체를 위해 일하고 계심이 여실히 보였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바뀐 것을 보니 내 욕심과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님의 때에 이루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항상 주의 때에 이루신다고 생각했고 기도도 했었는데, 연약한 인간인지라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작년 초반 모임 할 때에 더누림이 부흥했으면 좋겠다고 나섰었는데, 3년차가 된 지금은 20명의 청년이 모였다. 인원만 많아 진 것이 아니라 참여율도 좋아졌다. 작년 초엔 4~50% 출석률이었는데, 요즘은 놀랍게도 꽤나 높은 8~90% 출석률을 기록하며 모임을 하고 있다. 주님을 사모하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기쁜지, 더누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웃음이 난다.
올해 영은교회 표어인 온전히 서다에 맞게, 우리 더누림도 하나님 안에서 단단해지며 온전히 설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개개인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좋아야 함을 알기에, 주님의 은혜 안에서 각자의 신앙도 깊어지고 기쁨이 넘치길 기도한다. 기도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주님의 때에 이루실 것을 믿기에, 나는 더누림이 앞으로도 더 많은 은혜를 누리며, 누가 봐도 기쁜 공동체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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