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사람의 성도로서, 목회자로서 종교개혁이라는 주제를 항상 생각해 왔다. 그 종교개혁의 현장에 간다는 것은 어떤 여행보다 큰 기대를 하게 하였다. 마침내 두 눈으로 마주하게 된 종교개혁의 현장들은 그동안 사진으로 보던 것과 똑같았다. 하지만 그 현장을 하나하나 방문하여 직접 두 발로 서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종교개혁의 현장을 가는 여정은 독일의 비텐베르크에서 시작되어 취리히에서 마무리되었다. 루터, 츠빙글리, 칼뱅, 이들의 생가 그리고 사역했던 교회들, 거쳐 갔던 장소, 종교개혁을 반대하는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피신하였던 장소 등 종교개혁의 역사적 현장을 돌아보며 각각의 장소들이 갖는 의미들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루터가 500여 년 전 95개조 반박문을 붙였던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 한 가지 생각이 강하게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곳은 너무 평온하다. 그리고 너무 예쁘고 멋있다.”
분명 오래전 종교개혁의 현장이었던 이 자리는 개혁의 행위들이 목숨도 아끼지 않으면서 치열하게 행해졌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그 자리는 너무 예쁘고 평화로웠다. 잘 정돈된 거리와, 예쁜 상점과 집들을 보면서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지 않으면 종교개혁의 현장은 그저 예쁘고 평화로운 장소로만 남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우리가 개혁 신앙의 후예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오래전 신앙의 개혁을 외쳤던 이들의 치열한 헌신이 있었음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무엇보다 말뿐인 개혁, 생각 속에만 머무는 개혁이 아니라 ‘오직 성경으로 Sola Scriptura’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계속해서 행해지는 개혁이 지금 이 시대 가운데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종교개혁, 그 현장에서의 여정들은 우연(偶然)이 아닌 하나님의 뜻 가운데 필연(必然)적으로 주어진 시간이었고 나의 신앙을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종교개혁의 현장을 보고 온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지금 내가 있는 자리가 개혁의 자리 임을 기억하며 16세기 믿음의 선배들이 걸어갔던 그 개혁의 길을 나 또한 끝까지 걸어갈 것을 다짐한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 Ecclesia semper reformanda est”
▸ 함께 했던 <세상에 1조>
이준희 목사, 김우철 장로, 이옥금 권사, 김명희 권사, 박기철 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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