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크리스텐돔 안에서 세워진 교회와 선교
313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공인하며 교회는 로마 정부의 인정과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교회와 국가는 공생관계가 되었고, 이러한 관계는 기독교를 제도와 전통, 문화의 형태로 고착시켰습니다. 크리스텐돔(기독교 문화, 기독교 왕국) 안에서 교회는 복음의 본질적인 의미보다 기독교의 가치를 표방하는 문화의 형태로 전환되었고, 교회는 역동성을 잃고 체제 유지와 보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크리스텐돔 안에 있던 유럽교회는 교회와 선교의 의미를 돔 안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그로 인해 선교는 다른 지역에 사는 ‘이교도’를 개종하기 위한 활동으로 여겨졌습니다. 교회는 문화를 이식하는 선교와 교회 건물을 세우는 활동을 통해 교세를 확장해갔습니다. 목회자의 역할은 지역 교인들을 돌보는 목양의 일에 집중되었고, 선교는 특별히 소명 받은 사람이 참여하는 사역이란 인식되었습니다.
2. 깨어진 돔에서 발견된 하나님 선교(God’s Mission)
교회와 선교에 관한 이해와 인식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전쟁 속에 생명의 가치와 교회의 본질을 찾는 질문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한 선교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바로 레슬리 뉴비긴입니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나 35년간 인도 선교사로 활동했습니다. 사역을 마치고 본국에 돌아왔을 때, 그는 세속화된 영국과 유럽의 모습을 보며 놀라게 되었습니다. 뉴비긴은 영국과 유럽을 선교의 현장으로 재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변화는 ‘하나님의 선교(God’s Mission)’와 ‘선교적 교회론’이란 신학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3. 새 포도주와 새 부대
웰버트 쉥크는 크리스텐돔 상황은 선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했으며, 그로 인해 교회와 선교가 분리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사신으로서 주어진 2가지 역할 중 돌봄(Cultivation)에만 치중하여 대화(Communication)를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말하며, 성경이 보여주는 선교적 교회의 다양한 이미지를 잃어버리고 돌봄에 집중된 교회와 목회자를 양성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크레이그 밴 겔더는 그의 책 「교회의 본질」에서 21세기 북미 상황 속에서 교회가 무엇인지 질문하며, 교회의 본질에서 그 기능과 조직이 재정리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회의 본질이 선교에 있다면, 교회의 선교적 목적을 위해 기존 교회의 구조 역시 선교적인 형태로 재정리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새 포도주를 낡은 부대에 담지 말라 말합니다. 왜냐하면 낡은 부대가 터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경은 새 포도주를 담기 위해 새로운 부대, 즉 새로운 구조와 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의 본질이 선교에 있다는 이해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기존 구조와 틀을 벗어나 교회의 본질에 따른 새로운 구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본질을 담은 새로운 틀 찾기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잘 표현하면서 내부에 집중되어 있던 조직의 선교적 역량을 담을 수 있는 구조는 무엇일까요?
팀 켈러(Timothy Leller)는 공동체 바깥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은 교회의 예배가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표현하는 문화 참여자들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 역시 사람의 가장 관계는 가정 안에 있으며, 기독교의 전파는 그리스도인들이 행한 비공식적인 ‘확장된 가정(오이코스)’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는 “야훼는 자신의 유일성과 보편성을 증거하는 일을 자기 백성에게 맡기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선교 소그룹은 교회에 머물지 않고 교회 밖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그룹 사역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교회 밖 사람들과 함께하는 선교적 교회의 적절한 구조는 지역을 은사로 섬기는 ‘선교 소그룹(구역)’이라 생각합니다. 기존 소그룹이 교회 내 구성원을 양육하고 돌보는 모임 형태라면, 선교 소그룹은 기존 구성원들이 각 은사를 활용하여 지역과 사람들에게 나가는 모임 형태입니다. 기존 구역 모임이 구역원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는 내부적 모임 형태였다면, 선교 소그룹은 지역에 있는 미(未)그리스도인과 함께 교제하고 대화하는 모임 형태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지역 리서치 그룹’이 먼저 구성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자원과 재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교회가 나누고 싶은 틀이 아닌 지역이 필요로 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선교 소그룹과 그 외 실천 예시
1) 외국인 예배가 아닌 외국인 소그룹
2) 예식홀 대여가 아닌 결혼예식 소그룹
3) 도시락 배달이 아닌 함께하는 저녁식사 소그룹
4) 관공서 근무자들을 위한 섬김 소그룹
5) 지역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소그룹
6) 유치원 운영 및 지역 주차장, 체육시설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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