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복음주의'라는 단어를 긍정적 신앙의 대명사처럼 사용하곤 한다. 김석수는 「1930년 이전 한국장로교회 복음주의 신학연구」라는 논문에서 한국장로교회의 신학의 원류(原流)가 '개혁교회 정통주의신학' 이라기보다 '복음주의신학' 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그의 신학적 질문과 답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 신학의 근원에 복음주의의 영향이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복음주의란 무엇인가? 복음주의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데이비드 W. 베빙턴(David W.Bebbington)은 복음주의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첫째, 성경주의(biblicism)이다. 복음주의 사회에서 문맹은 심각한 불행으로 간주했는데, 기독교 가르침의 원천인 성경을 신자가 직접 읽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19세기 중엽까지만 해도 잉글랜드에서 흔하게 발견되었던 문맹은 1900년을 지나며 자취를 감췄다. 이것은 복음주의자들의 성경 독해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을 유일한 신앙의 원천으로 삼았다.

둘째, 십자가 중심주의(crucicentrism)이다. 복음주의자들은 십자가 교리에 집착하였다. 복음주의자 찰스 스펄전(Charles H. Spurgeon)이 설립한 목사대학(Pastor a College)은 '십자가가 우리 학문 체
계의 중심' 이라고 말하며, 신학 교육의 근본에 십자가가 있음을 천명했다. 19세기 말엽, 보다 진보적인 사상가들이 표준 교육을 확대하기 시작했을 때도 복음주의자들은 속죄의 교리를 강조했다.

셋째, 회심주의(conversionism)이다. 복음주의자들은 실제적 변화는 한 사람의 삶에 초자연적인 개입이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복음주의자들은 개인이 의도적으로 죄에서 떠나는 것, 즉 회개를 강조했다. 미국의 무디(DwightLyman Moody)의 제자들이나 영국의 스펄전의 후계자들과 같이 더욱 열성적인 복음전도 집단들은 계속해서 죄인들에게 회개하고서 믿도록 권면하는 것에 대해 아무 주저함이 없었다.

넷째, 행동주의(activism)이다. 복음주의자들은 행동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행동은 복음전도에 국한되지 않고, 지속적인 정치적 움직임과 사회 사업으로 전방위적인 사회 개혁을 이끌었다. 복음주의자로 노예제 폐지 운동을 전개했던 영국의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berforce)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복음주의 역시 기독교 역사의 한 단면으로 명(明)과 암(暗)이 존재한다. 그러나 복음주의가 가지고 있는 네 가지 특징들은 단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믿음의 유산들이다. 2023년 이 믿음의 유산으로 더욱 풍성해지는 영은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1) 김석수 "1930년 이전 한국장로교회 복음주의 신학연구", 『한국교회사학회지』 50권 (2018) 249~250.

2) Devid W. Bebbingion, The Daminance of Firengelicalism, 채천석 역 『복음주의 전성기』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12). 29-54.